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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담화총사 칼럼] 황보근형 작가의 k-그라피 “글자는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 K-그라피는 글씨를 잘 쓰는 기술이 아니다.
- 네가 가는 그 자리가, 이미 길이다.

K-컬처 이성준 기자 |  황보근형의 K-그라피 작품 「너에게 길이다」는 ‘보여주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건네기 위한 마음’으로 쓰인 글이다.

 

이 작품에서 ‘길’은 방향이 아니다. 도착지가 아니라 태도이며, 가르침이 아니라 동행이다. “너에게 길이다”라는 짧은 문장은 상대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다. “내가 네 곁에서 함께 걸어주겠다.”

 

 

먹의 흐름은 단정하지 않다. 획은 흔들리고, 멈추고, 다시 이어진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안다. 이 길은 완성된 사람이 내미는 길이 아니라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내어놓은 길임을...

 

작품을 채운 연한 노랑과 초록의 색감은 봄의 식물처럼 말이 없다. 위로하지 않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그저 “괜찮다”고, “지금 속도여도 된다”고 말하는 색이다.

 

K-그라피는 글씨를 잘 쓰는 기술이 아니다. 삶의 문장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태도다. 황보근형의 이 작품은 ‘너를 고치려는 글’이 아니라 ‘너를 기다리는 글’이다.

 

그래서 이 문장은 선언이 아니다. 기도에 가깝다. 누군가의 하루 앞에 조용히 놓아두는 한 줄의 등불이다.

 

 

작가노트 | 황보근형

 

너에게 길이다.
이 글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쓴 문장이 아닙니다.
조언도, 해답도 아니었습니다.

 

힘들어 보이는 누군가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때,
그래도 곁에 있고 싶어서
그 마음 하나로 썼습니다.

 

길을 알려주기보다는
같이 걸어주고 싶었습니다.
앞서지도, 끌지도 않고
그 사람의 속도에 맞춰
잠시 옆에 서 있는 마음.

 

그래서 이 글은
완성형 문장이 아닙니다.
읽는 사람의 하루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길 바랐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길,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침묵의 동반자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