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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담화총사 칼럼] 정주연 작가의 “K-그라피를 읽다.”

- 예술적 감각으로 K-그라피의 새로운 시작

K-컬처 강경희 기자 |  글자는 언제부터 예술이 되었을까. 혹은 예술은 언제부터 글자를 필요로 했을까. 정주연 작가의 K-그라피 앞에 서면, 이 오래된 질문은 더 이상 학술적 물음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서 숨 쉬는 감각이 된다. 화면 위에 놓인 문장은 읽히기보다 먼저 다가오고, 의미는 해석되기보다 먼저 체온을 가진다.

 

 

“새로운 봄의 시대를 다시, 보내는 나라를...”이 문장은 선언이 아니라 예감이다. 획은 단정하지 않고, 여백은 침묵하지 않는다. 붓의 움직임은 설명을 거부하며, 감정의 속도로 흘러간다. 정주연의 K-그라피는 ‘잘 쓴 글씨’가 아니라 잘 살아 있는 문장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글자가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이다. 상단의 굵고 강한 문장은 시대를 부르는 목소리처럼 떠 있고, 하단으로 길게 떨어지는 서체는 마치 인간의 사유가 땅으로 뿌리내리는 과정처럼 보인다. 글자는 더 이상 평면에 놓이지 않는다. 서 있는 존재, 혹은 걸어 내려오는 시간이 된다.

 

배경 역시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도시의 실루엣 위로 번지는 여명과 노을의 색감은 오늘의 한국 사회,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시작되기를 갈망하는 개인의 내면을 상징한다. 이는 K-그라피가 단순히 전통 서예의 현대화가 아니라, 동시대의 감정과 풍경을 함께 기록하는 장르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K-그라피는 이제 묻지 않는다.
“이것이 서예인가, 회화인가.”
정주연 작가의 작업은 단호하게 답한다.
이것은 감각의 언어이며, 시대의 글쓰기다.

 

 

붓끝에서 시작된 개인의 감성이 사회의 정서로 확장되는 순간, K-그라피는 하나의 장르를 넘어 문화적 선언이 된다. 정주연 작가의 작품은 그 선언의 출발선에 서 있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유행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K-그라피의 새로운 시작은 거창한 구호에서 오지 않는다. 이처럼 한 사람의 예술적 감각이, 글자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시작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