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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담화총사 칼럼] 이미형 교수의 '맹호도'로 읽는" K-민화의 힘, 지구촌을 물들이다."

- k-민화는 두려움을 그리지 않는 용기가 있다.

K-컬처 이길주 기자 |  k-민화 속 호랑이는 늘 질문을 던지는 존재였다. 권력의 상징이면서도 풍자의 대상이었고, 공포의 형상이면서도 익살의 얼굴을 지녔다. 그러나 이미형 교수의 '맹호도'에서 호랑이는 웃지 않는다. 대신 침묵한다. 이 침묵이야말로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긴장이다.

 

 

작품 속 맹호는 포효하지 않는다. 발톱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몸은 낮게 웅크렸고, 꼬리는 팽팽하게 말려 있다. 모든 힘은 밖으로 분출되지 않고 안으로 수렴된다. 이 호랑이는 공격 이전의 순간, 결단 직전의 정적을 품고 있다. 민화에서 보기 드문 이 태도는, 호랑이를 ‘힘의 상징’이 아니라 자기 통제의 상징으로 전환시킨다.


이 작품의 밀도는 선에서 나온다. 한 올 한 올 쌓아 올린 털의 묘사는 장식이 아니라 수행에 가깝다. 반복되는 붓질은 시간의 축적이며, 그 시간은 곧 인내의 흔적이다. 이미형의 맹호는 빠르게 완성된 힘이 아니다. 오래 견딘 힘, 쉽게 흩어지지 않는 힘이다.


눈빛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정면을 응시하지만 위협하지 않는다. 응시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잡기 위한 시선에 가깝다. 이 눈은 바깥을 향하지 않는다. 안쪽을 향해 있다. 그래서 이 맹호는 무섭기보다 무겁다.

 

k-민화, 힘의 윤리를 묻다. 전통 민화의 호랑이가 백성의 소망과 현실 풍자를 함께 품었다면, 이미형 교수의 '맹호도'는 오늘의 사회를 향해 다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언제 힘을 쓰는가.”

“그리고 언제 참는가.”

 

오늘의 세계는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맹호는 기다린다. 참는다. 스스로를 낮춘다. 이것은 약함이 아니라 선택이다. K-민화가 오늘 다시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은 반복이 아니라 갱신이기 때문이다.


K-민화에서 '맹호도'는 복을 비는 그림이 아니다. 성공을 약속하는 상징도 아니다. 이 그림은 버텨낼 수 있는 인간의 자세를 호랑이라는 존재에 투영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장식이 아니라 태도다.

 

이미형 교수의 맹호는 말이 없다.
그러나 충분히 말하고 있다.


힘이란 무엇인가.
용기란 언제 필요한가.
그리고 진짜 강함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이 질문 앞에서,
호랑이는 지금도 조용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