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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

실경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다...한국화가 홍성모, 영월과 부안의 사계를 걷다

- 동강 65km를 담은 65m 대작 영월의 10경과 57개 마을을 화폭에

- 실경의 미학: 발품과 교감으로 완성된 수묵풍경

K-컬처 장규호 기자 |  한국화가 홍성모 화백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발로 뛰며 전국의 산천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산수화는 단순한 풍경의 재현을 넘어, 현장에서의 체험적 교감과 사유의 깊이가 응축된 “구도적 수묵풍경”이다.

 

 

홍 화백은 자연을 대할 때 늘 유연한 시선으로 접근하고자 하며, 작업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는 "자연의 형상을 새롭게 읽고, 순수하고 보편적인 이미지를 담으려 한다"고 밝히며,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자연이라는 변함없는 대상을 내면의 의지로 풀어내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부터 4년간 고향인 전북 부안의 이야기와 사계를 담은 <십승지몽유부안도>와 총 길이 57m 40cm의 대작 <해원부안사계도>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했으며, 이후 <해원부안사계도>는 부안군에 기증되어 현재 민원실 1층에 전시 중이다.

 

동영상 보기 / 동강사계전도 (東江四季全圖, 65m X 135cm)

 

이후 홍 화백은 강원도 영월군예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작가로 참여하면서, 영월 10경과 2개 읍·7개 면·57개 리의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담는 작업에 몰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동강의 65km를 사계절로 담아낸 <동강사계전도>. 총 길이 65m, 폭 135cm에 이르는 이 작품은 5년 6개월간의 작업 끝에 완성되었으며, 래프팅과 드론 촬영, 겨울철 강을 건너며 진행한 스케치 등 집념의 산물이다. 이는 1997년 동강댐 건설 발표 이후 수몰 위기의 동강을 기록하겠다는 약속을 30년 만에 지켜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해당 작품은 전시 후 영월군에 기증될 예정이다.

 

 

2023년에는 서울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개최된 ‘겸재맥잇기’ 초대전에 영월 풍경을 출품하며 전통산수화의 현대적 계승자로 주목받았으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기념 기획 초대전에서는 영월 10경과 창원리 오백나한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홍성모 화백은 고향 전북 부안과 제2의 고향이 된 영월의 자연과 마을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 종교가 공존하는 산수미학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는 "나한상은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이웃 같은 모습"이라며, 자신에게 예술적 깨달음을 안겨준 존재로 소개했다.

 

현재도 홍 화백은 매주 서울과 영월을 오가며 긴 여정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산수화는 단순한 풍경이 아닌, 인간과 자연, 시간과 공간, 삶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예술적 기록이다.

 

한국화가 홍성모 – 자연과 공존을 노래하는 붓끝의 순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