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장규호 기자 | “필리핀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은 가족과 축제를 사랑하는 공통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축제는 전통 음식을 준비하고 함께 즐기는 자리로 이어지며, 이는 양국이 공유하는 문화 요소 중 하나이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필리핀 대사관에서 진행된 《외교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마리아 테레사 B.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조리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저는 양국 간의 공통점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필리핀과 한국은 손님이 방문했을 때 음식을 내어주는 환대 문화가 있어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2021년 7월 주한 대사로 부임하여 4년 임기를 마치고 2025년 7월 말 귀국 예정이며, 필리핀 외교부 차관으로 승진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24년 필리핀과 한국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과 필-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비준 및 시행”을 꼽았다.
또한 “공동의 희생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글로벌 이슈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저널》 이존영 발행인 겸 회장은 디존-데 베가 대사의 양국 우호 증진과 문화·외교 교류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감사패를 전달했다.

다음은 주한 필리핀 대사 디존-데 베가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 편집자 주
문: 대사님께서는 2021년 7월 한국에 부임하셨습니다.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답: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24년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입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비준, 시행이 이루어졌고, 해양 협력, 과학기술, 수산 분야 등 다양한 새로운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메커니즘이 마련되었습니다. 필리핀-한국 경제공동위원회도 고위급으로 격상되었습니다.
2024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는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도 다채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문화 분야에서는 필리핀 바야니한 민속무용단, 마드리갈 싱어즈, 국립인형극단 '테아트롱 물랏'의 한국 공연이 있었고, 필리핀 작가들의 전시와 광주비엔날레 첫 필리핀관도 개관했습니다. “Dayo: Stories of Migration”이라는 책도 영어 및 한국어로 출판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아름다운 도시들을 경험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부산, 제주, 전주, 경주, 대전, 대구, 창원, 광주, 거제, 천안, 안산, 인천 등 다양한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문: 한국과 필리핀의 문화 차이나 특징적인 관습은 무엇이 있었나요?
답: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족과 축제를 중시하는 문화가 공통적입니다. 특히 음식을 나누는 환대 문화는 매우 유사합니다. 물론 요리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저는 항상 두 나라의 공통점에 집중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문: 양국 외교관계는 1949년에 수립되었습니다. 그 발전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필리핀은 한국을 오랜 우방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함께 싸운 동지였으며, 이후 양국은 경제 및 문화적 발전을 함께해왔습니다.
2024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고, 자유무역협정(FTA)도 체결되어 더욱 깊은 협력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해양, 과학기술, 수산 분야에서도 협력 메커니즘이 확장되었습니다. 우리는 AI, 식량안보, 비확산, 지속가능성, 글로벌 건강 이슈 등 다양한 국제적 과제에 있어서도 함께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문: 필리핀의 국경일(6월 12일, 독립기념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답: 필리핀 독립기념일은 1898년 6월 12일, 카위트에서 아기날도 장군이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비록 이후 미국과 일본의 지배를 받았지만, 1962년 마카파갈 대통령이 상징적 의미가 큰 6월 12일을 공식 독립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문: 한-필리핀 간 2024년 교역 규모와 향후 경제 협력 계획은 무엇인가요?
답: 2024년 기준 양국 간 교역 규모는 미화 147억 달러에 달하며, 한국은 필리핀의 10대 교역국 중 하나입니다. 양국은 제조업, 디지털 기술, 친환경 성장, 창의산업, 인프라, 에너지, 운송, 제약, 광물 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FTA 시행과 함께 필리핀의 외국인 투자 개방,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등은 한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합니다.

문: 한국 관광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리핀 관광지는 어디인가요?
답: 팬데믹 이전 2019년 한국은 2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을 보내며 1위 방한국이었고, 2024년에도 160만 명이 방문하며 다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지역은 세부, 마닐라, 클락, 보라카이, 보홀, 바기오, 팔라완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다바오, 비콜 지역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필리핀 관광청은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 가이드 양성, 콘텐츠 개발, 홍보 활동을 온·오프라인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문: 대사관은 올해 어떤 행사를 계획하고 있나요?
답: 2025년 상반기에는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하여 라몬 막사이사이 재단과 함께한 한국 수상자 기념행사, 청소년 정신건강 포럼, 필리핀 커피 팝업 스토어, 필리핀 도서 기증 행사(Books as Bridges)를 진행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독립 127주년 기념행사, 다문화 아동을 위한 여름학교, 세계적 필리핀 합창단 공연, 필리핀-한국 관계 관련 패널 토론, 무역 및 관광 관련 행사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