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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원력, 전국에 울려 퍼진 평화의 시심詩心

– 세계평화·남북통일기원시비 전국 788기 건립, 통일의 염원을 새기다

K-컬처 장규호 기자 |  전국 곳곳에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시비(詩碑)가 세워졌다. 그 숫자만 해도 무려 788기. 이 뜻깊은 평화의 유산은 세계불교 초대법왕이자 한국 불교계의 큰 어른이신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원력에서 비롯되었다.

 

 

“남북이 하나 되어,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길목마다 평화의 언어가 있어야 한다”는 깊은 신념 아래, 큰스님은 수십 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에 세계평화·남북통일기원시비를 세우는 대원력의 회향을 실천해오셨다.

 

특히 787번째 시비는 큰스님께서 열반하신 1996년 6월 25일, 분단의 상징인 임진각 통일촌 마을에 건립되어 더욱 깊은 의미를 간직한다. 통일을 향한 큰스님의 평생 염원이 깃든 그 자리에서, 시비는 오늘도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에 말을 건넨다.

 

 

“통일이여, 오라. 평화여, 피어나라.”

 

이 시비에는 단순한 시구만이 새겨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반도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려는 거룩한 정신의 표상이다.

 

총 788기에 이르는 시비는 그 자체로 평화의 등불이며, 시심(詩心)으로 새겨진 민족의 기도문이다. 통일을 바라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을 담아낸 상징이자, 한국 불교가 세계를 향해 펼친 자비와 지혜의 증언이기도 하다.

 

오늘도 시비 앞에 선 이들은 말없이 두 손을 모은다. 그곳은 기도의 자리이자, 화해의 자리이며, 다시 일어서는 희망의 자리다.

 

 

“시비 하나하나에 담긴 우리 모두의 기원은 남북이 다시 하나 되어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는 작은 불빛입니다. 이 불빛이 전국에 퍼져 나아가 마침내 한 글자씩 모여 통일의 큰 길을 밝히길 기원합니다.”
— 일붕 서경보 큰스님


참고로, 큰스님이 열반하신 날 임진각 통일촌 마을에 세워졌던 초기 시비는, 이후 더 큰 비석으로 교체되었으며, 원래의 시비는 담화문화재단 이사장에 의해 청주의 벽사초불정사로 이전되어 소중히 보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