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이존영 기자 |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 위로 한 마리의 백로가 힘찬 날갯짓을 이어간다. 부리에 먹이를 단단히 문 채 물살 위를 스치듯 비상하는 모습은 자연의 치열한 생존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순백의 날개는 평화와 희망을 닮았고, 한 치의 망설임 없는 비행은 삶을 향한 강인한 의지를 전한다. 수많은 사람들로 분주한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청계천은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의 쉼터가 되고 있다. 백로의 힘찬 비행은 깨끗한 물과 건강한 자연환경이 살아 있음을 말없이 증명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늘도 백로는 가족을 위한 먹이를 품고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그 한 번의 날갯짓에는 생명을 이어가는 사랑과 책임, 그리고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계천을 스쳐 지나가는 이 순간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도시 속에서도 생명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희망은 날아오른다는 살아있는 기록이다.
K-컬처 이존영 기자 | 한국의 전통회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이 아니라 한 시대의 정신과 염원을 담아낸 문화유산이다. 그 가운데 요지연도瑤池宴圖는 가장 화려하면서도 길상吉祥의 의미가 깊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서왕모가 불로장생의 복숭아가 익는 날 신선들을 초대해 베푸는 천상의 잔치를 그린 이 그림은 예로부터 장수와 건강, 평화와 번영, 행복을 기원하는 최고의 길상화로 사랑받아 왔다. 김재선 작가는 이러한 전통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K-민화 「요지연도 8폭 병풍」을 통해 한국 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은 장대한 산수와 구름, 거센 파도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신선들의 모습, 그리고 복숭아와 학, 봉황, 사슴 등 길상의 상징들이 한 폭 한 폭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화려한 오방색은 전통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특히 화면 중앙의 연회 장면은 단순한 잔치가 아니다. 인간이 꿈꾸는 가장 아름다운 세상, 모두가 평안하고 오래 살며 함께 기쁨을 나누는 이상세계를 상징한다. 신선과 선녀들이 모여 음악과 춤으로 축복을 나누는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희망과 화합의 메
K-컬처 이존영 기자 |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는 경전인 《법구경》에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짧지만 깊은 가르침들이 담겨 있다. 김고현 작가의 작품 「지혜」는 바로 그 법구경의 한 구절을 화폭 위에 옮겨 놓은 작품이다. "비록 백년을 산다 할지라도 마음이 어리석다면 고요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단 하루를 사는 것만 못하다.“ 우리는 흔히 오래 사는 것을 복이라 말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삶의 길이가 아니라 삶의 깊이를 보라고 말씀하신다. 아무리 긴 세월을 살아도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휩싸여 살아간다면 참된 삶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고요함 속에서 피어나는 지혜 작품 중앙에는 두 손 위에 연꽃이 피어 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이는 번뇌 속에서도 지혜를 잃지 않는 수행자의 마음을 상징한다. 연꽃을 받치고 있는 두 손은 자비와 공경의 마음을 의미한다.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존중할 때 비로소 지혜의 꽃이 피어난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황금빛 배경은 부처님의 광명光明을 연상시킨다. 밝은 지혜의 빛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 많이 아는 것이 지혜는 아
K-컬처 이존영 기자 |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에서 K-그라피 작가 김영숙이 자연과 인생의 의미를 담은 두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숲」 연작으로, 자연의 풍경과 시어詩語, 그리고 K-그라피가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들이다. 강물과 느티나무, 그리고 가을 숲을 소재로 삶의 흐름과 성숙의 의미를 담아냈다. ■ 강물은 흐름을 말하고, 나무는 뿌리를 말하다. 첫 번째 작품은 강물과 느티나무를 통해 인생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작품 속 글귀는 다음과 같다.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작가는 화면 한편에 작은 붉은 자동차와 숲의 이미지를 배치하여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흐르는 강물은 변화와 순환을 의미하고, 느티나무는 삶의 중심을 잃지 않는 굳건함을 상징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자신의 뿌리를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관람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 익어가는 가을, 사랑이 되는 시간 두
K-컬처 이성준 기자 | 산은 말이 없다. 그러나 산은 가장 오래된 역사를 품고 있다. 대한민국 K-마운틴 사진작가 조명환은 지난 15년 동안 사계절 내내 북한산을 오르내리며 그 침묵의 시간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리고 그 기록의 결실로 「1억 7천만 년 북한산」 사진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번 사진집은 단순한 풍경사진 모음이 아니다. 1억 7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지하 깊은 곳에서 형성된 화강암이 세월의 침식을 거쳐 오늘날 북한산으로 드러난 장대한 지질학적 시간을 예술로 해석한 기록물이다. 북한산은 도봉산과 수락산을 포함하는 거대한 화강암 산군으로, 백운대·인수봉·망경대 세 봉우리가 이루는 삼각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강 북쪽에 위치해 북한산이라 불리지만, 옛 기록에는 ‘부르칸모르(Burkan Mor)’라는 이름으로 전해진다. 몽골어로 ‘신의 산’, ‘부처의 산’을 뜻하는 이 이름은 북한산이 예로부터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준다. 고려시대에는 수많은 사찰이 들어서 불교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에도 북한산 곳곳에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과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조명환 작가는 이러한 북한산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정신세계를 사진으로
K-컬처 이존영 기자 | 사람은 평생 무엇인가를 찾아 헤맨다. 어떤 이는 돈을 찾고, 어떤 이는 명예를 찾으며, 어떤 이는 사랑을 찾는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찾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것은 바로 자기 안에 있는 부처님이다. 청주 미원면 천년향화지지千年香火之地 벽사초불정사 경내에는 독특한 조형물이 하나 서 있다. 멀리서 보면 둥근 달처럼 보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거대한 우주를 닮았다. 그리고 그 원의 중심을 바라보면 신기하게도 부처님이 보인다. 그래서 이름도 아름답다. 「우주를 품은 佛달」 이 조형물은 단순한 석재 예술품이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법문이며, 침묵 속에서 설하는 무언의 경전이다. 불교에서 원圓은 원만구족圓滿具足을 상징한다. 모든 것이 완전하게 갖추어진 상태이며, 생멸과 분별을 넘어선 진리의 모습을 의미한다. 선종에서는 이를 일원상一圓相이라 하여 깨달음의 상징으로 삼았다. 그런데 벽사초불정사의 「우주를 품은 佛달」은 그 원의 중심을 비워 두었다. 가운데 뚫린 공간은 공空이다. 사람들은 공을 비어 있음이라 생각하지만, 불교에서 공은 허무가 아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시작되는 자리다. 씨앗이 흙 속에서 싹을 틔우듯, 깨달음 또한 비움에
K-컬처 이존영 기자 | 서울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서울인사동국제아트페어에서 유세청(Yuo Se Chung) 작가의 독창적인 신추상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렬한 색채와 상징적 형상, 그리고 인간 내면의 감정을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현대인의 상처와 희망, 자아성찰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달한다. 유세청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진주린’이다. 진주린은 열대어의 한 종류로 공격성이 거의 없으며, 약하거나 죽어가는 동료를 공격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 물고기다. 작가는 이러한 진주린의 생명성과 공존의 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아 자신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삼았다.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나에게 작업은 감정의 장애를 승화하여 삶을 지속하게 하는 매개체와 같다”고 밝힌다. 예술은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삶을 견디고 치유하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비구상과 구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화면 속 인물들은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강렬한 붉은색과 보라색, 푸른색과 황금빛 색채가 서로 충돌하고 융합하
K-컬처 이존영 기자 | 시민행정신문 김학영 기자 | 작가 문정규는 오는 5월 7일부터 13일까지 이공갤러리에서 개인전 "속삭임, 그대에게 행운을"을 개최한다. 1984년 첫 개인전 이후 국내외에서 51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이어오며 꾸준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조형예술학 박사이자 미술평론가 김재권은 “문정규는 형상을 통해 개념을 사유하는 작가”라 평가하며, 그를 한국 제2세대 퍼포먼스 작가군의 대표 인물로 규정한다. 150여 편 이상의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을 사고이자 삶의 태도로 확장해온 그의 작업은 삶과 죽음, 사랑과 기쁨, 왜곡과 편견, 그리고 기원과 소망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사회적 문제의식을 환기해왔다. 이러한 작업 세계는 회화에서도 이어져, 그의 그림은 사물의 형상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고 감각과 개념이 동시에 작동하는 장으로 확장된다. 미술사상가 김영재는 그의 회화를 “투명하고 명철한 조형적 탐구”로 정의하며, 뛰어난 사실성과 고명도의 색채, 당당한 구도가 만들어내는 강한 긴장감을 주목한다. 특히 꽃을 중심으로 한 화면은 감각적 환희를 넘어 보편적 미의식을 환기하며, 크로버와 무당벌레 등은 시선의 흐름과 화면의 균형을 조율하는 조형적
K-컬처 이존영 기자 | K-민화와 민화한복이 만나는 ‘세화 특별전’이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새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던 전통 세화歲畵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K-민화 전시와 민화한복 패션, 문화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융복합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특히 세화 특별전 “어서 오세요” “벽사초복僻邪招福·服”을 주제로, 민화가 지닌 민간적 상징성과 한복의 조형미를 결합해 전통 예술이 오늘날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세화 특별전은 K-민화를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입고 걷고 경험하는 K-컬처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전시의 의미를 담아, 담화총사는 「K-민화가 지구촌 민간民間 시대를 연다」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세화전이 지닌 문화적·외교적 함의를 짚는다. = 동영상 =
K-컬처 이존영 기자 | 밤잠을 설치며 몸을 뒤척이는 모습을 옛사람들은 전전반측輾轉反側이라 말했다. 걱정, 근심,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가슴에 얹혀 숨을 막을 때, 사람은 누워 있는 자리에서도 마음을 내려놓지 못한다. 그러나 오늘, 전전반측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뒤척이고 있다. 불안 속에서 뒤척이는 청년들을 보라! 일자리, 집값, 미래 불확실성. 청년들은 오늘도 잠들지 못한다. 희망이 아니라 계산과 경쟁이 하루를 지배하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버티는 삶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 이 나라의 미래가 가장 깊은 밤을 건너고 있는 것이다. 부모 세대의 전전반측, ‘지켜만 볼 수 없는’ 세상이다. 자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당장 무엇을 해줄 수 없는 부모는 매일 밤 가슴을 끌어안고 뒤척인다. 사회 구조의 틈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 모두가 안간힘을 쓰는 시대, 전전반측은 세대 전체의 감정이 되고 말았다. 종교·교육·정치까지 신뢰를 잃은 사회의 뒤척임은 세상 어디에도 기대어 편히 숨 돌릴 ‘등받이’가 없다. 부패한 제도와 불투명한 행정, 신뢰를 잃은 교육과 종교, 답 없는 갈등의 정치로서 사람들이 혼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