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4 (화)

  • 맑음동두천 29.3℃
  • 구름많음강릉 26.6℃
  • 맑음서울 30.2℃
  • 맑음대전 30.7℃
  • 흐림대구 28.7℃
  • 흐림울산 28.4℃
  • 맑음광주 30.6℃
  • 맑음부산 31.4℃
  • 맑음고창 29.0℃
  • 구름많음제주 29.4℃
  • 맑음강화 28.7℃
  • 맑음보은 27.0℃
  • 맑음금산 28.0℃
  • 맑음강진군 28.6℃
  • 흐림경주시 28.4℃
  • 맑음거제 28.8℃
기상청 제공

K-아트

[담화총사 칼럼] 이해인의 「3월의 바람」을 김경자 작가의 K-그라피로 다시 피우다.

- 바람은 꽃을 깨우고, K-그라피는 마음을 깨운다.
- 우리의 이름 K-그라피, 한글로 피워낸 봄의 예술
- 망설이는 꽃망울처럼, 마음도 바람을 만나 피어난다

K-컬처 김학영 기자 |  봄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계절이 아니다. 차가운 겨울 끝에서 조용히 문을 두드리는 바람 한 줄기로 시작된다. 그 바람은 얼어붙은 가지를 흔들고, 닫혀 있던 꽃망울을 깨우며,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흔든다.

 

 

이해인 수녀의 시 「3월의 바람」은 바로 그 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필까 말까 망설이는 꽃의 문을 열고 싶어." 이 한 줄은 꽃에게 하는 말이면서, 우리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위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계평화미술대전 추천작가 김경자는 그 시를 K-그라피라는 새로운 언어로 다시 피워냈다. 작품 속 '필까 말까'라는 커다란 글씨는 망설임이 아니다. 희망을 품은 기다림이다.

 

굵고 힘찬 먹빛은 겨울을 견뎌낸 시간의 무게를 담고, 길게 뻗어 나가는 붓끝은 마침내 봄을 향해 나아가는 생명의 숨결을 닮았다. 화면 한쪽에 피어난 붉은 꽃은 아직 완전히 만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꽃은 피기 직전이 가장 설레고, 사람도 다시 일어서기 직전이 가장 간절하다.

 

이해인 수녀는 바람을 노래했고, 김경자 작가는 그 바람을 한글로 그렸다. 글씨는 더 이상 문자가 아니다. 바람이 되고, 꽃이 되고, 마음이 된다. 이것이 바로 K-그라피의 힘이다.

 

붓끝은 글자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피워낸다. 먹빛은 계절을 품고, 여백은 숨을 쉬며, 한글은 그림이 되어 우리 마음속에 오래 머문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망설인다. 갈까 말까, 할까 말까, 사랑할까 말까, 용서할까 말까, 하지만 봄은 망설이는 꽃에게 끝내 말한다. "이제는 피어도 된다." 그래서 봄은 계절이 아니라 용기다.

 

김경자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도 같은 말을 건넨다.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고 다시 세상으로 걸어가라고. 넘어졌던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라고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K-그라피는 단순한 캘리그라피가 아니다.

 

한국의 한글과 시, 그리고 회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우리 시대의 새로운 예술 언어다. 한글은 붓끝에서 꽃이 되고, 시는 그림이 되며, 그림은 다시 사람의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그래서 K-그라피는 우리의 이름이다. 우리의 언어로 쓰고, 우리의 감성으로 그리고, 우리의 정신을 세계와 나누는 한국만의 문화예술이다.

 

이해인의 시가 봄을 노래했다면, 김경자의 K-그라피는 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봄은 계절을 넘어, 다시 시작하는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서 오늘도 조용히 꽃을 피운다.

 

바람은 꽃을 흔들고, K-그라피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그것이 세계평화미술대전 추천작가 김경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따뜻한 봄의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