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전득준 기자 | 한국적 정체성을 세계적 감각으로 확장하고 동양적 명상성과 서구적 조형 감각이 교차하는 회화적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미경 개인전 ‘황금소나무’ 전시가 안산 더갤러리에서 12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한국 정신의 황금빛 형상화
깊은 청색의 공간 위에 금빛으로 빛나는 소나무가 우뚝 서 있다. 〈황금소나무〉 시리즈는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 동양적 명상성과 서구적 조형 감각이 교차하는 회화적 공간을 펼쳐 보인다.
짙고 깊은 푸른 배경은 정신의 심연을, 그 위에 덧입혀진 금빛 소나무는 빛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혼을 나타낸다. 소나무는 한국 회화에서 오랜 세월 동안 절개와 인내, 생명력의 표상으로 존재해 왔으며, 작가는 이러한 상징을 현대적 시각언어로 재해석한다.


금박(金箔)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가의 표현은 회화의 평면성을 넘어, 빛과 질감의 조형적 대화를 이끌어낸다. 두껍게 입혀진 금빛 질감은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표정을 만들어내며, 이는 자연이 지닌 시간성과 생명 에너지를 은유한다. 화면의 푸른 색면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자연과 정신이 교감하는 하늘 혹은 심상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황금소나무〉는 한국적 정체성을 세계적 감각으로 확장하려는 작가의 미학적 작업들로 2025년 영국 사치갤러리와 프랑스 루브르 아트쇼핑, 미국 아트페어에서도 수준높은 작품들로 주목을 받으며 켈렉션이 되기도 했다.
전통의 소재인 ‘소나무’를 금이라는 현대적 재료와 결합함으로써, 한국적 자연미와 세계적 조형미의 융합을 시도한다. 이는 단순한 재현의 회화를 넘어, 한국 미술이 지닌 정신적 유산을 빛과 색의 조형언어로 번역한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작가의 ‘황금소나무’는 결국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금빛으로 타오르는 소나무의 형상은 시대를 초월한 생명력과 정신의 불변성을 노래하며,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세계 속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하나의 황금빛 찬가로 다가온다.
